동물은 아주 작은 변화에도 당황한다. 동물은 며칠이고 몇 달이고 똑같기를 바란다. 놀라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공간에 대해서도 그런 반응을 보인다. 동물원이든 야생이든 어느 곳에서나 장기판 위의 말처럼 움직인다. 뱀장어나 곰이나 사슴은 장기판에서 말의 위치처럼 특별할 것도 '자유로울' 것도 없다. 동물이나 장기판이나 정해진 대로 목적에 따라 움직인다. 야생동물은 그런 이유 때문에 계절이 바뀌어도 언제나 같은 길을 다닌다. 동물원에서는 어떤 동물이 평소 자리에 평소 그맘때, 평소 자세로 있지 않으면, 무언가 일이 생긴 것이다. 사소한 환경 변화만 있어도 반응을 보인다. 땅이 파여 물만 고여도 신경을 쓴다. 사다리가 그림자를 드리워도. 동물에게는 그런것이 큰 의미가 될 수 있다. (파이이야기 / 얀 마텔)


변화를 이리 두려워 하는걸보니 나는 동물임에 틀림이 없다.
요즘은 내 그림자가 짧아졌다 다시 길어지는걸 보는것도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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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 이야기  / 얀 마텔 지음,작가정신 펴냄
열여섯 살 인도 소년 파이가
사나운 벵골 호랑이와 함께 구명 보트에 몸을 싣고
227일 동안 태평양을 표류한 이야기.
스팩터클하고 긴장감이 넘친다기 보다는
몇번이고 꾸벅꾸벅 졸면서 읽었던 것 같다.
타인의 절망과 공포, 고독을 이토록 무심히 바라볼 수 있다니. ㅠㅠㅠ
메마를 감성을 좀 충전하고 다시한번 봐야겠다. ;;;



@ 뎀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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