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영이 쇼핑놀이 집필을 위해 홍콩과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기사가 떴다.
이 불황에 쇼핑은 무슨 쇼핑이냐. 그거도 해외로. 혼자 궁시렁 거리며 넘어 갔는데,
바로 그 다음날 빅뱅이 '세상에 너를 소리쳐'라는 에세이집을 들고 나섰다.

예스24와 알라딘, 인팍은 앞다퉈 이벤트 페이지를 오픈하며
어린 소녀들에게 책 한권을 팔기 위해 난리법썩이다.
이들의 저자와의 만남에는 특별히 악수회라는 이름가지 붙여줬다. 어이구야~

그 전에 여러 연예인들이 책을 냈지만, 이번에 빅뱅은 좀 쎈것 같다.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굳이 책이 아니어도 알려주겠다는 사람들이 널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꼭 책이어야 했을까?
정말 그들이 하고 싶은 말들이 그토록 차고 넘치는 걸까?

어느만큼을 빅뱅이 쓰고, 어느만큼을 모으고 정리한 이가 썼는지는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
그냥, 이렇게라도 해서 불경기인 출판 시장에 꺼져가는 불꽃에 기름을 들이 부어
조금이라도 불씨를 살려보자는 취지로 이해하고 싶다.

정녕 그렇다면, 빅뱅이 몰고왔던 어린 소녀들을 책 한권 홀랑 팔아먹고 다 놓치지는 말기를.
두고두고 좋은 책들을 가슴에 품고 살아 갈 수 있도록 잘 인도해 주는 계기가 되기를.
그렇게 좋게 이해하고 넘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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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 생각해 보면 바로 여기에 우리(일반인)가 책을 써야 하는 이유가 있다.
유명한 사람들은 자기가 쓰지 않아도 세상이 들고 일어나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기록하고 알리기 위해 난리다.
그들의 사소한 취미에도 특별한 의미 부여를 하며 기사몰이를 하고 다닌다.

하지만 섭섭하게도 평범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은 아무도 기록해 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직접 기록해야 한다.
내가 기록하지 않으면 나의 하루는 나의 일년은 무의미게 넘어가 버리고 만다.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다.
아무도 기록해 주지 않는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그렇기에 내가 직접 써야 한다.

더 이상 평범하기 때문에 책을 쓸 수 없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평범하다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책을 써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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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첫 책 쓰기 (오병곤, 홍승완 / 위즈덤하우스)
인디라이터 (명로진 / 해피니언)

책쓰기. 누구에겐 쉽고, 누구에겐 어려운 일이다. 유명인들은 원고는 우리가 쓸테니 이름만 빌려 달라는 요청이 넘쳐나고, 좋은 원고를 갖고 있는 초보 작가들은 자신의 글을 책으로 엮어줄 출판사를 목이 빠져 덜렁덜렁 되도록 기다리고 있다.
어쨌튼, 어떻게 해서든지 유명하지 않은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쓰기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에 내가 소개할 책은 '내 인생의 첫 책 쓰기'와 '인디라이터'. 두 권이다. 책쓰기에 대한 책인만큼 책쓰기 원칙을 잘 지키며 쓰인 책이다. 그래서 두 권 모두 잘 읽힌다.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책이기 때문에 재밌다는 표현을 쓰기는 그렇지만, 지루하지 않게 끝까지 쭉 읽힌다.
언뜻 보기에 비슷해 보이는 책이지만 이 두권은 출발이 다르다. '내 인생의 첫 책 쓰기'는 '왜 책을 써야 하는가'하는 동기부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인디라이터'는 먹고 살기 위해서는 무조건 책을 써야 한다는 전제하에 '어떻게 하면 팔리는 책을 쓸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내 인생의 첫 책 쓰기'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쓰라'고 강조하고, '인디라이터'는 '팔리는 아이템을 쓰라'고 강조한다. 이 두 가지는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거나 더 옳다고 할 수 없다. 둘다 중요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만 쓰다 보면 혼자 허공에 대고 소리치는 격이 되고, 너무 팔리는 아이템에만 눈을 돌리다보면 정작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닌, 내 이야기가 아닌 것들을 꺼내놓게 된다. 내 인생의 첫 책 쓰기를 먼저 읽고, 후에 인디라이터를 읽어 보면 가장 좋을 것 같다. (물론, 글쓰기 관련 책들은 중간중간 봐 주면 더 좋고요~)


 내 인생의 첫책 쓰기

오병곤, 홍승완 / 위즈덤하우스

아무런 일 없이 평범하게 살아가던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점프업 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책쓰기다. 평범한 직장인이 한 분야의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라고 볼 수 있다.
하루 8시간 이상을 꼬박 회사에서 보내야 하고, 이어지는 술자리와 관계를 위한 자리들을 피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책을 한권 내라고 권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 두명의 셀러라이터는 자신있게 말한다. 쓰라고, 쓰라고, 자기책을 가지라고 말이다. 이들은 자신의 책을 내고 소위 뽕맛이라고 하는 숨막히는 감동을 경험한 사람이다.
최근에 그 맛을 경험한 나도 감히 힘을 싣는다. 쓰라고, 쓰라고, 그리고 너의 세상을 하나 가지라고. 내 책이 세상의 빛을 보던 날, 누군가 나에게 작은 소리로 이야기 했다. '이제 너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어떤 계단 하나를 올라 선 거야.' 그랬다. 책을 내고 나는 달라진게 하나도 없는데, 모든게 달라졌다. 나는 예전의 내가 아니었다. 자기 책을 가진 사람들만 알 수 있는 또 다른 세상이 있었다.
이 책은 책을 내는 방법만이 아니라 왜 써야 하는지, 첫장의 첫 글자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부터 친절히 설명한다. 그냥 책읽기가 아니라 책쓰기 위한 책읽기 가이드를 포함하고 있다는데서 확실히 다르다. 무엇보다 저자들이 직장을 다니면서 책을 집필한 이력이 있는 사람들이기에 이 책의 모든 내용은 더욱 신뢰성을 갖고 힘을 얻는다.
이 책은 독자로하여금 나도 한번 써 볼까? 마음 먹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냥 한번 믿고 따라해 보면 뭔가 될 것 같은 막연한 기대도 갖게 한다.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자 가장 큰 단점이다. 실제 책 내기 과정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단순히 내가 글을 쓴다고 책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좋은 원고를 갖고 있더라도 내 책을 내주겠다는 출판사를 만나기는 하늘에 별따기다. 헌데, 이 책은 책쓰기 선동을 위해 실제 출판 과정에서 맛보는 거절과 좌절의 쓴맛들은 생략되어 있다. -> 다음 책 인디라이터를 보면 책 '내기'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대충 짐작이 된다. 


 인디라이터

명로진 / 해피니언

이 책은 어떻게 쓰면 잘 팔리는지에 포커싱이 맞춰져 있다. 이 책을 내 인생의 첫책 쓰기보다 먼저 읽는다면 조금 위험할 수 있다. 자칫 팔리기 위한 아이템에 포커싱을 맞추다 보면 내가 책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글쓰기가 또 하나의 밥벌이로 전락하게 된다. 물론, 이 책은 그렇게 되는걸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책 자체의 목표에는 충실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책을 내보니 책으로 밥벌어 먹기, 참 힘들다. 책을 내는것도 힘들지만 그걸 독자에게 팔고, 읽게 하는 것은 그보다 열배쯤 더 힘들다. 소위 말하는 베스트셀러는 아니어도 초판 다 나가는 책들도 흔치 않다. 좀 이른감이 있지만 나는 책으로 밥 벌어 먹고 사는걸 포기 했다. 책은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 정도로 생각하는게 내 책쓰기 수준에는 맞는것 같다. 책으로 밥 벌어 먹는 것들은 좀 더 고수인 사람들이나 가능한 일인것 같다. ^^

=

끝.


ps.
근데, 빅뱅 책 제목 '세상에 너를 소리쳐' 이거 어법상 맞나요? 저는 왜 이렇게 어색한가요. 머 꼬투리 잡으려는건 아니구요. 그냥 궁금해서요~ 내가 잘못 알고 있는건지.
@ 뎀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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