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애, 그 참을수 없는 가벼움
사생활 / 2006. 9. 28. 01:36
2006년 9월 26일 오후 9시 50분
아카데미 9관 I열 5
연애, 그 참을수 없는 가벼움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연아'라는 인물에 완전 몰입해 있었다.
나와 너무도 닮았고, 너무도 다른 한 사람, '남겨진 연아'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고 '연애따로 결혼따로'라는 말에 열을 올리고 공감을 했다. 하지만, 내가 정작 이 영화를 보고 넋을 잃었던 이유는 '남겨진 사람'으로써의 연아가 한없이 가엾고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나는 '연아가 술집여자기이 때문에 영운에게 버림을 받았다'라는 사실 자체는 그다지 중요하지가 않다. 어떠한 이유에서 영운이 연아로부터 떨어져나가게 됐든, 영운은 연아를 떠났고 연아는 남겨진 사람이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연아는 충분히 위로받아야 할 사람이었다.
연아와 나는, 사랑을 두고 떠나가는 사람의 아픔까지 껴안아야 하는 사람이다. 그가 나를 충분히 사랑한다는 것을 안다. 내 곁을 맴돌고 있고, 가끔씩은 돌아와 앉고 싶어 한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그는 떠나간다. 그리고 남겨진 연아와 나는 그의 망설임까지. 아픔까지 껴안고 보듬어줘야 한다.
영운이처럼, 언젠가 내가 지나가버린 자리에서 따뜻한 햇살에 외로워하며 서 있을 그를 생각하니 다시 마음이 흔들린다.
연아와 나는, 만나는 것은 쿨하지만, 헤어지는 것은 그다지 쿨하지 못한 사람이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만나고 있을 때는 언제든지 헤어질 수 있을 것처럼 말한다. 실제로도 겂없이 사랑과 이별 사이를 오가며 아슬아슬한 사랑을 한다. 그러나 정작 이별이 가까워짐을 알았을때는, 우리가 정말 '헤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우리의 사랑에 약한 집착을 보인다. 그리고 쿨하지 못한 연아와 나는 결국 남겨진 사람이 된다.
영운이처럼, 쿨하지 못한 내가 가끔씩 반복해서 눌러대는 번호에 안절부절하는 그를 생각하니 다시 마음이 내려 앉는다.
연아와 나는, 버려지지는 않았지만 남겨진 사람이다. 그는 다시 돌아온다. "미안하다"는 멀쓱한 사과를 할 수도 있고,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다시 나를 안아줄 수도 있다. 다시 만나 사랑을 할수도 있고, 서로 다른 길 위에서 "안녕" 가볍게 인사를 나누며 스쳐 지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연아와 나는 그때까지는 그를 기다려야 한다.
영운이처럼, 언젠가 다시 돌아와 내 뒷모습을 바라봐줄 그를 생각하니 다시 마음이 따뜻해진다.
사람들은 "차기 전에 나한테 꼭 말해줘. 차이기 전에 내가 차게" 라는 말을 하며, 남겨진 사람의 자리를 거부한다. 남겨지는쪽보다는 떠나는쪽을 택하는 것이 쉽다. 자존심에 상처를 받지도 않고, 언제든지 내가 돌아가면 될 것 같은 가벼운 편안함까지 느끼게 된다.
하지만 나는 언젠가 내가 다시 또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혹시나 정말 혹시나 그와 내가 다시 '떠나는 사람'과 '남겨진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다시 또 남겨진 사람쪽을 택하게 될 것이다. 그러고 싶다. 내가 아프고 상처 받더라도, 조금더 아끼고 기다려 주는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
아카데미 9관 I열 5
연애, 그 참을수 없는 가벼움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연아'라는 인물에 완전 몰입해 있었다.
나와 너무도 닮았고, 너무도 다른 한 사람, '남겨진 연아'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고 '연애따로 결혼따로'라는 말에 열을 올리고 공감을 했다. 하지만, 내가 정작 이 영화를 보고 넋을 잃었던 이유는 '남겨진 사람'으로써의 연아가 한없이 가엾고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나는 '연아가 술집여자기이 때문에 영운에게 버림을 받았다'라는 사실 자체는 그다지 중요하지가 않다. 어떠한 이유에서 영운이 연아로부터 떨어져나가게 됐든, 영운은 연아를 떠났고 연아는 남겨진 사람이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연아는 충분히 위로받아야 할 사람이었다.
연아와 나는, 사랑을 두고 떠나가는 사람의 아픔까지 껴안아야 하는 사람이다. 그가 나를 충분히 사랑한다는 것을 안다. 내 곁을 맴돌고 있고, 가끔씩은 돌아와 앉고 싶어 한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그는 떠나간다. 그리고 남겨진 연아와 나는 그의 망설임까지. 아픔까지 껴안고 보듬어줘야 한다.
영운이처럼, 언젠가 내가 지나가버린 자리에서 따뜻한 햇살에 외로워하며 서 있을 그를 생각하니 다시 마음이 흔들린다.
연아와 나는, 만나는 것은 쿨하지만, 헤어지는 것은 그다지 쿨하지 못한 사람이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만나고 있을 때는 언제든지 헤어질 수 있을 것처럼 말한다. 실제로도 겂없이 사랑과 이별 사이를 오가며 아슬아슬한 사랑을 한다. 그러나 정작 이별이 가까워짐을 알았을때는, 우리가 정말 '헤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우리의 사랑에 약한 집착을 보인다. 그리고 쿨하지 못한 연아와 나는 결국 남겨진 사람이 된다.
영운이처럼, 쿨하지 못한 내가 가끔씩 반복해서 눌러대는 번호에 안절부절하는 그를 생각하니 다시 마음이 내려 앉는다.
연아와 나는, 버려지지는 않았지만 남겨진 사람이다. 그는 다시 돌아온다. "미안하다"는 멀쓱한 사과를 할 수도 있고,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다시 나를 안아줄 수도 있다. 다시 만나 사랑을 할수도 있고, 서로 다른 길 위에서 "안녕" 가볍게 인사를 나누며 스쳐 지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연아와 나는 그때까지는 그를 기다려야 한다.
영운이처럼, 언젠가 다시 돌아와 내 뒷모습을 바라봐줄 그를 생각하니 다시 마음이 따뜻해진다.
사람들은 "차기 전에 나한테 꼭 말해줘. 차이기 전에 내가 차게" 라는 말을 하며, 남겨진 사람의 자리를 거부한다. 남겨지는쪽보다는 떠나는쪽을 택하는 것이 쉽다. 자존심에 상처를 받지도 않고, 언제든지 내가 돌아가면 될 것 같은 가벼운 편안함까지 느끼게 된다.
하지만 나는 언젠가 내가 다시 또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혹시나 정말 혹시나 그와 내가 다시 '떠나는 사람'과 '남겨진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다시 또 남겨진 사람쪽을 택하게 될 것이다. 그러고 싶다. 내가 아프고 상처 받더라도, 조금더 아끼고 기다려 주는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